독서 기록

틈 서유미

에너벨라 2016. 9. 8. 15:17

-서유미 중편-

 

여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 낳아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았다.

예기치 않은 순간 맞닥뜨린 남편의 낯선 다른 모습, 보지 않았으면 영영 모르고 잘 지냈을

그것을 보고야 말았다. 그것도 집주변 차도 신호대기 하며 조수석에 않은 다른 여자의 뺨을

만지며 다정한 눈길로 쳐다보는 남편의 모습을,

이후 여자는 남편에게 얘기를 해서 물어볼것인가를 고민을 하다가 돌파구로 목욕탕을 찾는다.

때를 미는것도 아니면서 온탕 냉탕을 오가며 시간의 틈을 메꾸려고 한다.

동네서 가끔 본적 있는 민규엄마의 낯선모습, 목욕탕 흡연실에서 담배 피는 모습도 보게 된다.

민규엄마 윤서엄마를 목욕탕서 만나 조금씩 그녀들의 얘기를 듣는다.

아이엄마란 이름이 아닌 서로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이름 정희, 승진, 윤주라는 이름을 부른다.

정희는 담배를 피우다 남편에게 들킨 얘기를, 승진은 바람둥이 남편과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얘기를, 여자 윤주는 어느날 남편의 낯선 모습을 보게된 얘기를 하였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서로 비밀을 공유한 사람들이니 서로의 유대감이 형성되어 따로 소문내거나 하진 않을 것을 안다.

서로간의 상처를 나누고 쓰다듬으며 여자는 목욕탕에서 하루의 서너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메꿀수 없는 틈 같은게 여전히 남아 있다.

여자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목욕탕을 가고 정희와 승진을 또 만나고 서로간의 때를 밀고 집으로

돌아와 아끼던 원피스를 꺼내입고 남편의 회사앞으로 간다. 남편에게 그날의 일을 물어보기 위하여,

소설의 결말은 이것으로 끝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윤주같은 사람들이 있다. 모든 불륜얘기들은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살아가는데 감정과 몸이 바로 반응하여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고, 자재력이 강하여 이성적으로 반응

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순간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람과 감정에 이끌리어 끝없이 내달리는 사람.

한번 사는 생이라지만 책임을 느끼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삶이란 이런 틈을 무엇으로 메꾸는가 하는 일인 것 같다.

내가 보는 책은 매번 이런 책이다. 일상에 흔한일 사는일이 다 그런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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