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최소한의 사랑

에너벨라 2016. 8. 11. 16:51

최소한의 사랑

                             전경린 장편소설

“최소한 우리가 해야 할 것들 !

삶의 진실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가 전경린의 소설.

결핍이 가득한 시대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스터리한 설정과

환상적인 장치를 선보인다. 이야기는 어린시절 읽어버린 배다른 여동생 유란을 찾아 나선 희수의 여정

으로 시작된다. 수십년동안 없는 사람으로 취급해온 유란. 죽어가는 새엄마의 부탁으로 유란을 찾아 나선

희수는 그녀가 북쪽끝 접경지대의 한도시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다. 하지만 유란은 이미 자신이

지내던 집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의 흔적만 남긴채 사라린 후였다. 희수는 유란의 방에서 유란을

기다리면서 유란의 삶을 흉내내는데....” 인터넷교보문고 제공

 

난 현재의 삶은 과거 상처에 대한 치유의 삶이라 생각한다. 상처가 없는 완벽한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도 겉으론 완벽하나 아무도 모를 상처 하나쯤은 안고 살아

간다는나는 안다. 과거의 상처나 고통을 잊기 위해 우리는 현재를 살아 가는게 아닐까?

전경린의 책은 공간과 배경에 대한 묘사가 아주 화려하다. 마구 마구 읽어내는 소설이 아니다.

글자속의 그배경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그글속에 있는듯 지긋이 눈감으며 상상하며 읽어야한다.

곱씹고 나도 이런 문장들을 기억했다가 써먹어 봐야지 하며 막 외우기도 하면서,,,ㅎㅎ

아주 오래전 요절한 전혜린의 책을 다찾아 읽은적이 있다. 그후 전경린의 책 “유리로 만든배를 타고~,

염소를모는 여자, 검은설탕이~”등 몇권의 책들을 접하면서 혜린,경린이란 이름이 왜 비슷할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 찾아보니 전경린의 본명은‘안애금'이다.

전혜린 같은 강한 자의식 때문에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해서

지은 이름이 전경린 이라 한다.

 

희수는 유란의 의붓언니이다.

주인공 희수가 어릴적에 엄마가 사고로 죽고나서 2년만에 아빠가 새엄마를 데리고 들어오게

되며 그후 새엄마의 딸 유란을 데려온다. 희수와 희수오빠는 유란을 못 받아들이고 유란을

이웃마을 성당에 숨바꼭질 놀이를 가장하여 버리고 온다.

하루뒤에 경찰서에서 유란을 찾았지만 유란은 외할머니 집에 맞겨진 채 살아간다.

희수는 무기력증과 집중력 장애증상까지 겪으며 어린나이에 의붓동생을 버린 죄책감을 안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기간제 미술교사일을 하며 희수는 살아왔다.

새엄마가 죽고 새엄마가 친딸 유란을 버린 죄책감으로 모은 유란의 통장을 전해주기 위해 유란

을 찾아 나서게 된다.

희수의 남편은 2년전부터 버젓이 애인을 만들어 따로 만나고 있고, 희수는 그러던 말든 남편을

방관하며 살아왔다. 될대로 되라는 식, 20년이나 살았으니 남편이 다른 여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

다면 희수는 스스로 떠나겠다고 마음먹으며 무신경하게 남편을 대하며 살았다.

그런 마당에 딸 미양이 호주 멜버른으로 어학연수를 핑계로 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것을 안다.

희수도 기간제 교사 기간이 끝났으나 다시 알아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

딸미양을 호주로 보내고 희수는 유란을 찾아 나선다. 파주, 낮선 북쪽의 스산한 도시,

DMZ 접경지역 여기에 유란이 살고 있다. 그러나 희수가 유란의 집을 찾아 갔을때는 유란이 간호

조무사로 일다니던 요양병원에도 사표를 내고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다행히 유란이 집열쇠를

갑을 부동산에 맞기고 가서 갑을부동산의 염을이란 사람이 유란의 집문을 따줘 유란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유란이 전세로 사는집을 또 다른사람에게 월세를 내는 일을 하기에 부동산에 열쇠

를 맞기고 간 것이다.

아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는 낯선 도시에서 할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최소한의 먹을걸 챙겨

먹으며 산책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뒹굴거나 하는일을 의붓동생 유란을 기다리며 희수는 하고 있다.

누구나 정말 일이년쯤은 모든걸 벗어나 살고 싶어 하는 그런 삶이다.

유란을 찾아 떠나기 전 반짇고리 파는 떠돌아 다니는 노파를 만나고 파주에 와서도 반짇고리 노인이

알려 준대로 갑을 부동산을 찾고 세상만사 상담소를 찾게 되면서 유란의 알수 없는 병도 알게 되고

유란이 알고 지냈던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고 살아야 했던 유란의 과거를 듣고 마음 아파한다.

희수가 어린시절 의붓동생 유란을 유기한 죄책감에 최소한의 도리를 하기위해 유란의 방에서

유란의 상처를 알고 마음 아파하며 한편으로 스스로의 상처도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마지막에 역에서 유란을 만나고 희수는 유란의 캐리어를 끌고 유란은 한때 희수가 돌봐 주었던 고양이

칠월이를 안고 유란의 집으로 향하며 끝난다.

그이후 이야기는 스스로 상상한다.

유란과 함께 유란이 전세내어 사는집을 사고, 마당 가운데 부엌을 짖고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살것이다

유란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어린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다정하게 세상 어디에도 없을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을것을 나는 상상한다.


"세상엔 세종류의 사람이 있지. 자기의 사랑을 지키는 사람과 자신의 미움을 지키는 사람.그리고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 사람." 노인은 내 눈을 들여다보며 꾸짖듯 말했다."p78


" '최소한의 사랑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니멈 러브이다.'

모르는 타인과 타인의 사랑이며, 인간과 세계의 사랑이다. 나는 이 말을 하고 싶었던가.아니다.

이말은 소설을 통해서 낳아졌다. 가장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지 못해 세상엔 이토록 많은 고통과

상처가 난마처럼 얽히는 것이다.최소한을 지키기가 이렇게도 어려운데, 왜 우리는 최대한의 욕망에

휘둘려 혼란에 빠지는 것일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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