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2007-07-31 11:48 알럽블로그>
아멜리 노통브, 성귀수옮김, 문학세계사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다.
그때가 내가 이곳으로 이사하기 전이었으니까 2004년 봄쯤이겠다.
인터넷 학부모 사이트의 어느 커뮤니티에서 ‘적의 화장법’을 읽은 독자의
독서후기를 읽고 나서 한번 읽어 봐야겠다 생각하고 그때 읽은 책인데 그후
나는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둘 생각을 못했다.
그당시 강북에서 양주로 이사를 준비하느라 조금 바빠서 잊어버리게 된 것
이다. 조금은 충격적이고, 책의 장르 같은걸 따져보자면 추리소설도 아니
고 심리 소설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에 읽은 시드니셸든의 ‘텔미유어드림’을 보면서 ‘적의 화장법’에서의
그 제롬이라는 사람이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했다.
본인은 정작 모르면서 본인 속에 또 다른 분신이 존재하면서 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그것이라 했다.
참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다 읽고 나서는 그래도 뭔가 핵심적인 것들이 무
엇이었는지, 결과가 어찌되었는지 그제야 감이 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되면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 겠다.
아멜리 노통 이라는 작가에 관한 얘기를 해야겠다.
그녀는 외교관의 딸로 일본에서 태어나고 아시아권에서 성장했다. 벨기에
사람이고 브뤼셀 자유대학에서 라틴철학을 전공했고, 그녀가 아시아권의
나라에서 생활했던 일들이 글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녀의 전공도 무시
할 수 없듯이 소설들의 내용이 철학적인 요소가 많은것 같다. 많은 작품들
이 연극과 오페라로 각색되어 공연되었고, 숱한 방송국 대담 출연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화장법(cosmetique)’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미용이라는 의미의 장을 벗어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의미의 보편적 질서, 즉 코스모스(cosmos)를 환기함과 동시에
그 다의적 차원에서 일종의 ‘가면(masque)’ 즉 위장을 암시하기도 한다.” -적의 화장법 160p-
“내가 적의 존재를 믿는 것은, 밤낮 할 것 없이, 내 삶의 길목마다 그것과 마주치기 때문입니다.
적이란 내부로부터 파괴할 가치가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파괴해 버리지요. 그는 각각의 현실 속에
내재하는 조락의 기운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는 당신 자신을 스스로 혐오하게 만듭니다.”
-적의 화장법 33p-
시인 랭보는 “나는 타자다.”라고 했고, 샤르트르는 “타자는 곧 지옥이다”라고 했다.
그녀가 말하고자 한것은 ‘지옥은 타자가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